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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Review

HER STORY

by 김태현. 2017. 9. 6.

 

 

 

H E R S T O R Y

 

 제작

 Sam Barlow

 장르

 Profiling, Full Motion Video

 출시일

 2015년 6월 24일

 플랫폼

 PC, Mobile

 

 

30초 남짓한 100여 개의 동영상엔 태그가 붙어있고, 검색창에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키워드가 포함돼있는 영상들이 나열된다.
처음 제시되어있는 키워드는 'Murder'(살인)

 

 

영상들 속엔 한 여성에 대한 취조가 담겨있고, 플레이어는 추리를 통해 영상 속에서 새로운 키워드를 뽑아내어 이 여성이 누구인지, 왜 Murder라는 검색에 나오게 됐는지 알아내야 한다.

 

 


게임과 영상매체의 사이에서

 

처음 이 게임을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은 이걸 과연 게임이라 할 수 있을까? 란 의문이었다.

 

플레이어는 단지 이 영상들을 시청하고 영상 속에서 새로운 키워드를 찾아 검색하여 나오는 영상들을 보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 사건을 이해했냐는 채팅이 나오고, 그렇다고 대답하면 게임은 끝이 난다.

 

 

지금까지도 노벨류 장르는 게임의 기본적 특질들을 가지지 못해, 게임의 한 장르라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Her Story 역시 이 문제점을 똑같이 가지고 있었다.
상호작용이 없고, 게임의 기본적 틀조차 갖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Her Story가 플레이해볼 가치가 있다고 느꼈던 건
플레이 방식과 스토리의 통일성, 기존의 추리 장르와는 다른 신선함 때문이었다.

 

 

 

 

게임으로 만들어 내기 위한  '디캔팅 '

 

이 게임을 구매했을 때 바로 플레이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게임성 자체가 없다 보니 조금 특별하게 플레이해야 된다는 느낌이 있었고,
잘못 플레이하다간 그냥 영상 모음 시청이 돼버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었다.

 

그래서 진짜 프로파일링을 하듯이 게임을 플레이하기로 계획했고, 내가 생각하는 프로파일러의 모습들인

 

 

뭔가 복잡하면서 멋있어 보이는 관계도를 만들거나

 

 

집단지성으로 추리를 하는 모습들을 해보기로 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나름대로 몇 가지 준비를 한 뒤 플레이를 했는데

 

 

 

관계도를 그리기 위한 마인드맵 프로그램과

 

 

방송 지연시간이 0.2초가량인 Mixer와 음성 채팅 프로그램인 Discord를 이용해
지인들과 영상을 실시간으로 게임 내용을 같이 보고 대화하는 게 가능하게 만들었다.

 

 

플레이 결과는 만족스러웠는데, 동영상을 보며 마인드맵을 그리고, 지인들과 수많은 추리 과정을 통해 사건의 대략적인 흐름을 알아내며 게임을 끝냈으며, 지금까지 해본 추리게임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그 어떤 게임보다도 진짜처럼 추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나중에 찾아본 사건의 전말과 내가 추리한 걸 대조해보며 추리에 성공한 부분들을 보며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게임으로써의 자격 또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플레이어가 완성하는 게임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점은 플레이어가 어떻게 하느냐이다.

 

키워드를 검색할때 단순히 영상에 나온 단어 하나하나를 다 검색해볼수도, 영상속에 중요한 단어들을 뽑아낼수도, 아니면 행동이나 사물, 제스쳐등에서 생각치도 못한 단어를 뽑아낼수도 있다.

 

 

 

사건 또한 영상을 보며 단순히 짜맞추기를 할수도, 영상들을 시간순서에 맞춰 일일히 정렬하여 답을 찾아낼수도, 육하원칙에 따라 사건을 재정립하여 진실을 알아내는 방법도 있다.

 

처음엔 Her Story에 상호작용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 플레이어가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이 게임에 몰입하느냐에 따라 게임은 그만큼의 재미를 보상해준다는 점에서 이것이 일종의 게임과 플레이어간의 상호작용으로 보였다.

 

 

Her Story는 어떻게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퀄리티 높은 게임이 될 수도 있고 단순히 영상을 보는데 그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그저 취조 영상들의 모음일 수도 있지만, 프로파일링을 하려고 마음먹고 본다면 영상 속에서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단서들을 뽑아낼 수 있고, 스토리 자체도 다른 추리 작품들 못지않게 퀄리티가 있어 지루하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다.

 

물론 부족한 점이 없는 건 아니다. 플레이어가 이렇게까지 노력하지 않으면 게임으로서의 재미 자체를 느끼기 상당히 어렵다는 점, 중후반부턴 내가 제대로 추리를 하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게임을 끝내기 애매하다는 점은 분명한 단점이기도 하다.

 

 

그냥 하나의 이야기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Her Story,
어떻게 플레이하냐에 따라 게임은 단순한 이야기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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