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Review11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새로운 시대의 문 스포일러 있음. 달리는 말의 네 발이 동시에 지면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있을까. 말은 워낙 빠르기에 사람의 눈으론 분간하기 어려울뿐더러, 입증하기도 어렵다.1878년 사진가 에드워드 마이브리지는 말이 달리는 과정을 모두 포착하여 사진에 담아내야 하는 의뢰를 받고, 여러 대의 카메라와 실을 이용해 12개의 사진 속에 말이 달리는 순간순간을 속에 담아내며 말의 다리가 모이는 순간 네 발이 동시에 지면이 떨어지는 걸 입증했다.이듬해 마이브리지는 영사기의 시초가 되는 주프락시스코프를 만들어내며 현대 영상 시대의 문을 연다.달리는 말을 정지된 이미지로 담으려던 시도에서 영화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말을 의인화한 게임 가 영화화되어 극장에 오른 건 꽤나 의미 있는 순간이다. 은 실제 일본 경마에 존.. 2024. 7. 25. [Review]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포일러 있음 드라마의 본격적인 편입 마블의 영화 흐름이 가지는 공식은 어느 정도 체계화되어 있다. 각자의 단편에선 해당 히어로에 대한 서사를 집중적으로 하며, 캐릭터성을 구축해나간다. 어벤저스와 같은 팀업 작품에선 여러 히어로들을 대거 내보내는데, 앞서 보여준 단편들로 인해 각 캐릭터들에 대한 별도의 설명 없이도 이해가 편하며 서로 간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한 작품을 위해서 연결되는 다른 작품들을 봐야 한다는 점은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 되었던 부분이다. 다소 특수한 경우지만 엔드게임의 경우 인피니티 사가의 2편(엔드게임, 노 웨이 홈)을 제외한 무려 21편의 영화를 선행적으로 보아야 한다.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경우 이전과 연결된 영화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뿐일 .. 2022. 5. 8. [Review]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My Tomorrow, Your Yesterday, 2016) 후쿠시 소타, 코마츠 나나 주연의 로맨스 드라마 장르.동명의 일본 라이트 문예가 원작인 작품으로, 20살 남녀의 30일간의 연애가 주된 스토리이다. 스포일러 있음 개인적인 생각으론 나라별로 강세인 장르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미국은 스릴러, 한국은 사회고발 장르는 웬만하면 중간 이상은 간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작품을 선택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기준 중 하나이다. 일본 작품들에서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장르는 '여운이 남는 로맨스'이다. '러브레터 ', '지금 만나러 갑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등.. 일본은 여운이 남는 장르에 특화돼있다. 이 영화 역시 꽤나 여운이 남는 편이다. 30일이라는 한정된 만남, 결국 두 남녀가 이어질 수 없다는 예견된 결말이라는 설정 자체가.. 2019. 2. 2. [Book Review]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체코 출신의 작가, 밀란 쿤데라는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딱 맞는 삶을 살았었다. 국가의 이념에 따라 공산당에 가입했던 그는 2년만에 당에서 추방 당하고, 이후 다시 재가입되나 '프라하의 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추방되며 프랑스로 망명한다. 이러한 사연 떄문인지 그의 작품속엔 '시대정신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이라는 테마가 짙게 깔려있다. 그의 작품인「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네 남녀가 나누는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밀란 쿤데라의 삶을 엿볼수 있다. 소설을 이해하기 위한 밑작업들 이 소설은 가볍게 읽을 수도 있지만 속에 담긴 밀란 쿤데라의 가치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밑작업이 필요하다. 먼저 밀란 쿤데라의 삶 대해 이야기해보자. 그의 아버지 루드비.. 2019. 1. 16. [Review] 컨택트(Arrival, 2016) 컨택트라는 제목, 외계인과의 교류라는 내용. 처음 영화의 제목과 내용을 봤을 땐 97년도에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줄 알았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원래 제목은 'Arrival'. 도달을 의미하며, 스토리 역시 외계인들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전혀 달랐다. 스포일러 있음 단순한 SF 영화인 줄 알았는데, 영화 속에 담긴 메시지는 꽤나 무거웠다. 동명의 영화가 외계 생명체와 조우를 모티브로, 과학과 종교의 경계를 비틀어버리는 과감한 시도를 했던 SF의 왕도라면. 이 영화는 정반대로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이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면 장르가 SF임에도 외계인이 중요한 영화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자는 인류가 지적 생명체인 걸 다른 생명체에게 증명할 수 있는 방법들과, 외계인과.. 2018. 2. 1. [Review]버드맨(Birdman , 2014) 리건은 버드맨이라는 슈퍼히어로다. 정확히는 슈퍼히어로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버드맨이라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주연이었다. 지금 그는 '퇴물'이란 단어가 완벽히 어울리는 한물간 배우이지만, 그는 이제 슈퍼히어로의 이름에서 벗어나,연극을 통해 진정한 연기자로 다시 한번 명성을 얻고 싶어 한다. 스포일러있음. 극중극 뒤틀기 연극 속 또 하나의 연극. 이러한 극중극 방식의 영화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는데, 바깥 부분의 극 역시 연극이란 사실을 부정하고 진짜 현실 세계인 것처럼 다룬다는 점이다. 버드맨의 외부 프레임 역시 진짜 현실을 모방한다. 롱테이크 기법을 통해 연속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의 특징을 담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중 프레임의 경계를 미묘하게 비틀어간다. 영화 속에서 버드맨 못지.. 2018. 1. 2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