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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노르웨이의 숲잡담/Review 2016. 12. 16. 11:43
국내엔 '상실의 시대' 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며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킨 책 '노르웨이의 숲'
주인공인 와타나베의 시점에서만 서술되며, 이제 20살이 되는 주인공이 '상실'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소설이다.
인물들이 가지는 흡입력
소설속 인물들이 참 매력있다고 생각했다. 주변인물들까지 개성있고 깊이가 있어서 인물들에 대한 얘기가 끊기면 아쉬울정도.
인물들의 남발이 없다는점. 오직 주인공의 시점에서만 서술된다는점이 이러한 장점에 한몫을 하지않았나 본다.
대다수의 일본소설의 경우 장이 넘어감과 동시에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경우가 잦은데, 개인적으론 몰입도 어려울뿐더러 인물에 대한 설명이 중구난방으로 되는편이라 좋아하지않는다. 그런점에서 이 소설은 오직 주인공 시점에서만 서술되며 주인공의 영역안에서만 전개되니 부담없이 몰입할수있었다.
인물들이 가지는 깊이 또한 마음에 들었는데, 단순히 내용 전개를 위해 등장하는 것이 아닌 작가가 인물들 각각의 사연과 사상이 담겨있게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잘 만들어진 캐릭터의 경우 '이 상황에서 xx라면 이렇게 행동했겠지'라고 자연스럽게 유추할수 있을정도로 캐릭터 자체가 내 머릿속에서 능동적이게 움직이는데, 이 소설의 인물들은 거의 전부 이렇다고 볼수있다. 인물들의 깊이를 상당히 잘 담아낸편.
여담으로 판타지의 거장 톨킨은 반지의 제왕을 쓸때 모든 상황을 설정한뒤 거기서 가상의 프로도가 할 행동을 '관찰'하는것으로 소설을 썼다고 한다.
섹스. 아슬아슬한 볼넷
재밌게도 과연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란 이런거구나 싶은걸 느꼈던 부분은 성적인 얘기들이 수시로 나올때였다. 정말 수시로 나오는 편인데, 적절하게 나오기도 하지만 너무 뜬금없이 나오기도 하는편이다. 야구로 치자면 막 던져보다가 쓰리볼쯔음 되면 제대로 던져 만회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이 소설에서 자주나오는건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인공부터 20세이며 주변 인물들 또한 단 한명을 제외하면 모두 20대이다. 안나오면 오히려 더 부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는거다.
하지만 역시나 과하다. 내용의 맥을 끊을 정도로 자주나오는데, 가히 집착이라고 칭할수있을도. 오죽하면 주인공이 연인을 회상하는 장면을 보며 '주인공은 과연 그녀를 사랑하는 건가 아님 그녀와의 섹스를 못잊는건가' 라는 의문이 들정도일까.
이러한 점이 소설 자체의 깊이를 떨어뜨리는 아쉬운점이 아닐까 싶다.
' 상실 '이란 성장통
상실의 시대. 국내에선 이 소설의 이름을 노르웨이의 숲이 아닌 상실의 시대로 아는 사람이 더 많다. 노르웨이의 숲이란 제목이 잘 안팔려 이름을 바꿔 출간했더니 엄청나게 팔리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노르웨이의 숲'보다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이 더 와닿는다. 이 책의 내용을 압축하고 또 압축하면 나오는 말이 아닐까싶을정도.
주인공은 몇번의 상실을 겪는다. 꼭 죽음이 아니라 이별이라도. 주인공의 인물관계가 워낙 좁은탓인지 상실을 겪을때마다 주인공은 혼자가 되는데, 상실속에서 오는 고독. 그 아픔을 견뎌내고 성장하는 부분은 나올때마다 좀 더 주인공에게 몰입이 되도록 끌어당긴다.
주변인물들이 겪는 상실의 기억들 역시 그들에게 더욱더 공감하고 몰입할수있게 해준다.
사실 주인공의 성장은 정말 미묘하다 싶을정도로 조금씩 바뀌는데, 오히려 이런점이 리얼한점이 있어 좋았다.
다만 주인공이 겪는 상실이 너무 잦다는점은 조금 위화감이 있지않나싶었다.
끝으로..
전체적 구성이나 인물들은 참 마음에 들었다.
문체 자체도 막힘없이 흐르는 느낌이라 쉽게 읽으면서도 내용이 가진 깊이에 오래 생각해보기도 했다.
아쉬운점이라면 역시 성적인 부분이 과했다는점.
일회성으로 읽는 소설이라기 보단 나중에 또한번 읽어보고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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